"나는 세계 최고다" 무하마드 알리

중앙일보

입력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세기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그가 있어 1974년 오늘(10월30일)은 세계 프로복싱사를 새로 쓴 날이다.

이날 낮 12시. 알리는 그의 예언처럼 20세기 불세출의 KO왕으로 불리는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을 8회 KO승으로 누르고 정상을 탈환, 전세계를 경악시켰다. 당시 나이 32세. 67년 베트남전 징집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박탈당한 영광의 타이틀을 3년만에 되찾은 것이다.

이날 알리는 1, 2회전을 포먼의 강력한 배 공격에 고전하는 듯 했으나 3회부터 경쾌한 푸트웍과 좌우 콤비블로우를 포먼의 얼굴에 연타, 계속 우세를 유지하다 8회 불사신이라 불리던 챔피언을 바닥에 눕힌다.

21년간 103회의 경기동안 오직 5번 패했던 '떠벌이 복서' 알리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였다. 그는 라이트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후 프로로 전환 64년 2월 '살인펀치'로 이름나 있던 소니 리스튼과 맞붙었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유명한 말과 함께 링에 오른 그는 7회 KO승을 거두며 영웅의 탄생을 알렸다.

74년 오늘 타이틀을 탈환한 그는 78년 레온 스핑크스에게 판정으로 타이틀을 내주지만 7개월만의 재전에 성공, 3번째 참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링위에서 뿐만 아니라 자유와 평등한 세상을 구하려고 한 진정한 챔피언이었다. 인종차별과 전쟁에 반대하며 그가 보여준 용기는 그의 육중한 체구와 빠른 발놀림보다 더욱 강하고 위대한 것이었다.

'파킨슨병'으로 걷기조차 힘든 몸임에도 그는 여전히 각종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난민 구호활동과 평화회담을 중재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분명 '자유와 정의와 평등을 위해 싸운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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