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분당급' 과장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인천 검단지구에 들어설 신도시가 당초 예상과 달리 200만여 평 적은 340만 평으로 개발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23일 "신도시는 분당급 규모(594만 평)가 될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이 주택 공급이 대규모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실제보다 과장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교부는 인천 검단지구에 신도시를 새로 만들고, 파주 신도시는 면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신도시 개발 계획을 27일 발표했다. 검단 신도시에는 주택 5만6000가구(임대주택 2만 가구 포함)가 지어져, 2009년 12월에 분양이 시작된다. 파주 신도시의 경우 면적이 212만 평 늘어나며, 주택 2만8470가구(임대주택 9400가구 포함)가 2010년 분양된다.

이날 발표에선 특히 검단지구의 개발 면적 결정과 과장 발표 경위가 초점으로 떠올랐다. 신도시를 추진했던 인천시는 6월 550만 평 규모로 지구 지정을 건교부에 신청했다. 추 장관도 분당급 신도시를 언급해 검단 신도시도 당초 인천시 안대로 개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건교부 실무자는 "국방부가 군사시설과 관련해 210만 평을 신도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해 면적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이미 2주 전에 국방부는 물론 환경부 등과 대체적으로 합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결국 추 장관이 ▶부처 간 합의 내용도 잘 모른 상태에서 '분당급' 운운했거나▶집값 안정을 위해 사실을 과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건교부는 "분당급 신도시는 내년에 발표한다"며 "추 장관은 단지 분당과 같은 쾌적한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검단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된 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1.29% 올라 올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경우 1.44% 뛰어 3월 중순 이후 가장 오름세가 강했다. 강남과 너무 먼 곳에 선정된 추가 신도시에 대한 실망감과, 인기 지역은 공급 부족으로 아파트값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겹친 탓이다.

추 장관이 "규제 완화는 절대 없다"고 강조한 재건축 시장은 폭등세에 가깝다.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2.8% 올랐다. 특히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무려 5.48%나 뛰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