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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서해대교 사고'를 막으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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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서해대교에서 29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50여 명이 부상했다. 짙은 안개 속에서의 교통사고는 항상 연쇄 사고를 일으켜 피해 규모가 크고 치사율도 높다. 안개 속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짙은 안개가 상습 발생하는 사고 위험 지점을 파악해 사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안개 발생 빈도, 지속 시간 등을 고려해 미끄럼 방지 포장을 설치하고, 도로 전광표지판 등을 통해 안개 발생 관련 정보를 사전 제공하는 등 예방해야 한다. 연쇄 추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경찰.도로관리청.도로공사 등이 사고 가능 지역을 실시간으로 감시한 뒤 사고 발생 시 즉각 2차 사고 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빨리 도로 전광표지판, 라디오 등으로 운전자에게 사고 발생 소식을 알려 통행속도 감소를 유도하고, 서해대교와 같은 교량에선 진입을 통제해 2차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한다.

특히 서해대교 사고와 같이 안개 관련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이로 인한 도로기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대상 구간을 중심으로 사고 발생 시 위기관리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안전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국가 안전관리 시스템은 사고 예방과 피해 감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안개로 유명한 런던은 외곽순환도로에, 미국 남캐롤라이나에선 쿠퍼강 교량에 안개경보 시스템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또 미국에선 첨단 IT 기술을 도로에 접목해 기상상황을 예측하고, 사고 발생 시 운전자와 도로 관리자에게 대처 방안을 제공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안개로 인한 교통사고는 예방이 가능하며 피해 규모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국가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예산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조혜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