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강제성 요구했지만 미국은 단어 하나하나 신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양국 국방장관 참석)에선 과거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흘렀다. 북 핵실험에 대한 군사적 대응 방안과 핵우산 제공 방안, 한반도 안보의 틀을 바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가 논의됐기 때문이다.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공동성명 문안을 최종 절충했다.

◆ 공동성명 문구 놓고 신경전=핵우산 제공과 관련한 표현을 놓고 양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19일 밤까지도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하지 못했다.

한국 측은 '핵우산의 지속적 제공'이라는 선언적 표현 대신 '한반도 유사시 또는 한반도 주변에서 핵사용 징후가 포착되면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표현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핵우산 제공의 '강제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미 측은 그러나 이와 다른 세 가지 문구를 역(逆)제의했다고 군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 측이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 전작권 전환 시기 향배는=전작권 전환 로드맵의 큰 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목표 시기와 관련해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은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CM에서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은 이상희 합참의장의 '전작권 전환은 2012년에 가능하다'는 설명에 대해 "매우 설득력이 있다(very persuasive)"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워싱턴=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