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핵탐지 장비는… 공항 검색용 특수광선 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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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우리 정부가 원한다면 제공할 수 있다고 한 원격 탐지 장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우리 정부에 "배에 직접 승선하지 않고도 지나가는 배를 향해 멀리서 방사능을 탐지할 수 있는 원격 탐지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 메커니즘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이 언급한 원격 방사능 물질 탐지 장비는 최신 기술을 종합해 만든 첨단 장비로 추정된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나원우 팀장은 "핵 사찰 활동에 주로 사용되는 기존의'고순도 게르마늄 검출기'는 핵물질에 닿을 정도로 근접해야 여기서 나오는 감마선을 측정해 성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물질인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은 감마선을 적게 방출하는 데다 납과 같은 방사능 차폐금속으로 감싸기 때문에 기존의 방법으로는 멀리서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나 팀장은 "라이스 장관이 제시한 원격 탐지 장비는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복합적이고 특별한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공항에서는 특수광선으로 가방을 비추기만 해도 가방 속 병 안에 든 물질이 액체 폭약인지 등의 성분을 알아낼 수 있는 탐지 방식이 도입됐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멀리서 선박에 특수광선을 비추면 안에 있는 방사능물질과 방사능을 감싸는 차폐물질(납) 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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