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서 한민족 뿌리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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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대박물관과 소련 카자흐공화국 과학아카데미가 중앙아시아지역에 대한 고고학 공동발굴조사를 91년부터 5년 간 실시한다(본지 4월22일자 참조).
그동안 접촉을 가져온 양측은 구체적 내용에 합의, 27일 조완규 서울대총장이 합의각서에 조인키 위해 소련으로 떠난다. 서울대 측은 지난 4월19일 방한 중이던 소련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분과위원장 니콜라에비치씨로부터 이 지역에 대한 공동발굴을 제의 받고 실무준비작업을 펴 왔었다.
이에 따라 임효재 서울대박물관장이 6월30일 현지로 떠나 조사지역에 대한 지표조사와 함께 구체적 합의각서 작성작업을 마친 뒤 16일 귀국했다.
서울대 팀이 소련 측과 공동조사를 벌이게 될 분야는 ▲시베리아지역에서 우리 민족이 유래했다는 가설을 확인하는 한민족 기원 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문화교류현황 ▲카자흐지역에 집단 거주하는 우리민족의 역사연구 등 크게 세 가지.
즉 고고학적 발굴 대상은 알타이산맥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한민족과 알타이민족의 기원탐구와 전개에 관련된 유적발굴조사가 중심이 된다.
또 실크로드와 관련된 유적 등을 순차적으로 공동 발굴하고 한민족의 원류를 찾기 위해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유적공동발굴조사가 포함된다.
조 총장이 서명할 계약서 내용은 소요예산의 공동부담과 발굴결과 조사서의 공동작성·발표 등이다.
10명 안팎의 한국고고학자의 서울∼모스크바 왕복여비 및 발굴유적 분석소요 비용은 우리 측이, 현지에서의 여비·체재비·잡역부 노임 등 기타 비용일체는 소련 측이 부담토록 되어 있다.
또 발굴유물의 처리는 원칙적으로 국제법을 따르지만 금제품은 소련국내법이 해외반출을 금지하고 있어 그 외의 유물에 대해 반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양국 학자들의 공동 유적발굴과 함께 출토유물의 공동 순회전시, 이와 관련된 학술교류도 펴기로 합의했다.
서울대 측은 91년 봄부터 벌이게 될 유적발굴조사작업을 고고학 회 등 국내 전문가들과 협의, 가능하면 이 분야 전문가들도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임 관장은 이 같은 실무작업과 함께 알마아타에서 17㎞ 떨어진 쿠르간 유적, 6백㎞ 떨어진 중앙아시아의 잠 불 지역 등 발굴대상지역에 대한 지도조사 과정에서 30만년전의 전기 구석기유적인 찍 개 등 50여 점의 중요한 유물을 발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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