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논조 다른 신문 비교해 읽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질문으로 이어가는 독서 교육"=어릴 때부터 아이가 잠들기 전 책을 읽어줬다. 서점에도 많이 데리고 다녔다. 도서관도 자주 활용했다. 아이가 중1 되기 전 겨울에 고민을 하다 선행학습을 시키기보단 학원비에 해당하는 것만큼 책을 읽도록 한 일도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는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질문하곤 했다. '재밌니''어디가 재밌니'라고 묻는 식이다.

아이가 책을 읽은 뒤 표현하거나 묻거나 또 재미있어하면 함께 대화하면서 다른 책도 읽게끔 연결해 주는 역할도 했다. 아이가 이순신 장군의 얘기를 읽고 훌륭하다고 했을 때 '이순신 장군이 직접 쓴 '난중일기'를 읽어보면 더 잘 알게 될 거야'라고 말했었다. 아이는 이후 이러저러한 점 때문에 존경한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독서도 적절한 시기에 개입이 필요하다.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아이가 중학생 때 독서경시대회에 참여했는데 난이도 높은 12권이 제시됐었다. 책이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나왔었다. 돌이켜보면 책다운 책을 그 과정에서 읽었다고 하더라. 아이는 또 독서단체나 토론대회, 논술경시대회 등에도 참여했다. 수행평가 항목 중 하나인 독서도 배점이 낮지만 독서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기 통해 글 형식 익혀=초등학생 때부터 일기용 노트로 중.고생용 노트를 사줬다. 쓰고 싶은 만큼 쓰도록 했다. 단, 제목을 달도록 했다. 주제를 갖고 쓰도록 말이다. 내용보다는 글의 형식을 봤다. 통일성에서 어긋나면 지적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는 문단 개념을 익히도록 했다. 한 문단에 한 덩어리의 생각만 들어가도록 가르쳤다. 중학생 때도 글이 명확하지 않으면 '뭘 쓰려고 한 거니''네가 쓰려고 한 게 어디에 나타나 있니' 등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깨치도록 했다.

◆끊임없이 읽는 데 도움 되는 신문=초등학교 때부터 논조가 다른 두 신문을 읽도록 했다. 좋다고 여겨지는 칼럼에 동그라미를 쳐서 줬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는 (칼럼이) 왜 좋은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두세 개의 질문도 함께 써줬다. 왜 좋은지, 근거로 든 게 뭔지 등을 묻거나 주제를 찾도록 말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했다. 아이가 중2쯤 되니까 신문 읽는 게 습관이 됐다. 사회를 보는 눈도 비평적으로 됐다.

◆"2008학년도 논술은 혼란스럽다"=아이가 중학교 졸업 이후 제대로 논술 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 학원을 찾은 적이 있었다. 대부분 배경 지식이나 작품 해제를 가르치는 정도였다. 마음에 들지 않아 보내지 않았다. 아이는 지금도 논술 교육을 받고 있지 않다. 실력이 비슷한 아이들과 함께 토론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2008학년도 통합 교과형 논술만 생각하면 답답하다. 아이도 막막하다고 한다. 첨삭지도를 해준다며 큰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확신이 안 선다.

고정애 기자

류 교사의 논술 교육법

(1) 어릴 적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줬다.

(2) 초등학교에서 쓰도록 한 일기를 이용, 글쓰기 훈련을 했다. 제목을 꼭 달게 했다. 한 문단에 한 덩어리의 생각이 들어갔는지 살피도록 했다.

(3) 글이 명확하지 않으면 '뭘 쓰려고 한 거야''네가 쓰려고 한 게 어디에 나타나 있지'라고 물어 스스로 깨닫게 했다.

(4) 책을 많이 읽도록 했다. 도서관이나 청소년문화센터 등을 자주 이용했다.

(5) 독서 이후 자연스럽게 '재밌니''어디가 재밌니''왜 그렇지' 등을 물었다. 그래야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6) 독서경시대회 참가, 독서단체 가입 등 독서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7) 초등학생 때부터 논조가 다른 두 종류의 신문을 읽도록 했다. 좋은 글에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최우수상을 받은 원종진 군과 김미현 양의 글을 보고 싶으시다고요? 경기도 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두 학생의 글을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자료실에 올려놓았습니다. 문제와 총평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