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서『연맥』춤판 벌이는 한국무용가 김근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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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 마음은 벌써 백두산 꼭대기에 가 있습니다. 태극의 빨강·파랑과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흰색 등 3색 헝겊을 몸에 휘감고 맨발로 백두의 흙을 밟으며 민족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춤으로 쏟아낼 순간을 생각하며 설로 가슴이 벅차요.』
오는 25일과 26일 오후3시 백두산에서『연맥』춤판을 벌이는 한국무용가 김근희씨(44). 남북으로 갈린 한민족의 삵과 다시 하나되는 소망을 홍원희씨와 함께 20여분간 춤으로 그러낸 뒤 몸에 감았던 흰색 헝겊을 천지에 띄우는 것으로 이 산상 춤을 마무리 짓는다.
『압록강, 또는 두만강으로 흘러내릴 이 순백의 헝겊자락이 북녘 동포들의 가슴속에서 남북이 서로 얼싸안는 희망의 깃발로 펄럭이는 꿈을 꿉니다.』
중국연변무도(무용)협회 초청으로 백두산 공연을 갖게된 그는 연변예술학교에서 조선족 무용인들과 만나 한국과 연변지역의 전통무용을 비교 연구하는 세미나도 가질 예정.
11세 때 무용을 배우기 시작, 경희대무용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87년에는『0의 세계』로 대한민국 무용제 대상과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춤꾼으로 살아온 30여년 동안 처음으로「가장 높은 곳(백두산)」에 오르게 됐다며 활짝 웃는 그의 더 큰 소원은 금강산에서 통일 춤판을 벌이는 일이라고.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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