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상품엔 숫자가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요즘 아파트 브랜드 '두산위브' TV광고 말미에 탤런트 이미연씨가 "1.5.0"이라고 속삭이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150'은 주거문화의 150가지 국제표준. 광고에서 두산은 '햇살은 모든 곳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소리는 서로 나누지 말아야 한다' 등 주거표준의 몇 가지를 광고에서 보여주고 있다.

숫자가 마케팅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이 같은 '숫자 마케팅'으로 대박을 터뜨린 상품이 많다. 롯데칠성 '2% 부족할 때', 애경 '2080치약', 웅진식품 '자연은 365일 레드오렌지', 남양유업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茶)' 등이 그렇다. 이런 숫자 마케팅이 생활용품.식음료에서 나아가 아파트.휴대전화.자동차에도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LG텔레콤의 '기분존' 광고도 '일산과 분당 간 전화요금은 얼마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같은 경기도지만 30㎞가 넘어가면 시외전화로 구분돼 집전화 요금은 한 시간에 5000원이 넘지만, 기분존 요금으로는 한 시간에 780원이라는 수치비교로 소비자의 구미를 끌고 있다. 다이빙 선수들을 등장시킨 KTF의 6.9㎜ 초슬림 휴대전화 광고에서는 한 선수가 10.0, 다른 선수가 8.0의 점수를 받았는데, 마지막 선수가 6.9라는 점수를 받으면서 얇은 두께를 뽐내는 휴대전화로 탈바꿈한다. 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은 '대한민국 1%'라는 광고 카피로 고급 SUV라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