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백두산에 이어 이어도까지 넘보는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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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동북공정으로 우리 고대사를 왜곡하고, 백두산을 자기네 산이라고 우기는 중국이 이젠 우리 바다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이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엊그제 "이어도는 동중국해 북부에 위치한 암초"라며 "한국 정부에서 취한 일방적 행동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어도가 수중 암초이기 때문에 국제법상 우리 영토는 아니다. 그러나 이어도는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위치해 있다. 가장 가까운 중국의 섬이 247㎞나 떨어져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149㎞밖에 안 된다. 현재 중국과 EEZ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양국 사이의 해양이 200해리 미만일 경우 중간선이 EEZ 경계선이라는 게 국제법의 일반원칙이다. 따라서 이어도는 우리가 권리를 갖고 있는 해역이다. 우리가 해양기지를 만들건 말건 중국이 간섭할 사항이 아니다. 해양자원 확보를 위한 중국의 이런 주장은 한마디로 궤변에 불과하다.

중국이 이어도 문제를 꺼낸 것은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고구려 및 발해사 왜곡과 한강유역 중국 영토설, 백두산 아시안게임 성화 채화와 대대적인 백두산 개발, 그리고 이어도 문제 제기 등 일련의 도발은 중국의 패권주의적 영토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우리를 만만히 보는 것은 이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대(對)중국 저자세 외교가 이런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정부는 이어도 문제에 대해 중국에 강력 항의하고 이어도에 대한 실효적 관할을 확고히 하기 바란다. 이젠 중국에도 할 말은 하는 외교를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