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카' 새주인 혹시 현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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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본드카' 메이커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미국 포드가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영국의 애스턴 마틴을 매각키로 하자 새 주인에 대한 하마평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급 차종이 없는 현대자동차를 가장 유망한 구매자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DF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포드는 애스턴 마틴의 매각을 놓고 몇 개 회사들로부터 구매 문의를 받았다. 포드 대변인 톰 호이트는 "아직 이름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모든 당사자들을 상대로 공식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스턴 마틴의 유망한 구매자로 현대차.포르셰.도요타 등 3개 자동차 메이커와 일부 사모펀드(PEF)를 꼽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발행되는 후버스 오토 인더스트리의 제임스 브라이언트 편집국장은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유망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에 대항하는 고급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 말 출시 목표로 최고급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베라크루즈'를 개발하는 등 2008년까지 고급 브랜드 메이커 대열에 진입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는 2004년 고급 브랜드 육성을 위해 역시 포드 소유인 영국의 재규어 인수를 검토하다 정몽구 회장 지시로 막판에 중단한바 있다.

신현규 현대차 워싱턴 사무소장은 "일단 해외공장 증설을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를 넓혀가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재규어도 안 샀는데 애스턴 마틴을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애스턴 마틴은 1964년작 007 시리즈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숀 코너리)의 전용차로 등장해 '본드카'메이커로 유명해졌다. 11월 개봉 예정인 '카지노 로열'에서는 '애스턴 마틴 DBS V12'가 나온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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