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밸런스 건강법' 전도사 게이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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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赤).백(白).황(黃).녹(綠).흑(黑), 이 다섯가지 색깔의 음식을 매끼 먹으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을 멀리할 수 있습니다."

'식품재료 오색밸런스 건강법'을 창안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일본 영양전문가 게이코 스기모토(49.사진)가 지난달 21일 한국에 왔다. 국내 영양 관련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일 간 식문화의 접목과 이해를 돕자는 것이 방문 목적.

"25년 전 85세된 친구의 할머니가 식사준비를 하며 검은 색이 모자란다고 김을 추가하는 것을 봤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음식을 먹으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어려운 영양 이론을 아이나 노인까지 쉽게 실천하는 방법으로 단순화할 수 있었다는 것.

그의 이론에 따르면 식탁이 화려하면 할수록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 3대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진다. 특히 채소나 과일의 고유색에는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생리활성물질이 풍부해 발암 억제, 면역력 증강 기능이 있다.

그의 오색밸런스 건강법은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기업.지역 단체.TV 등에서 초청 강연이 잇따랐고, 국민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영양사의 의식 개혁으로 이어졌다.

"생활습관병의 가장 큰 요인은 잘못된 식사입니다. 문제는 개인마다 식습관이 달라 1대1 맞춤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음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해서 먹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지도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그는 영양사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 식사를 지도하는 '일본 창조적 영양사'라는 단체(www.npo-jcda.jp)와 '식사 클리닉'을 만들었다.

'창조적 영양사'의 회원은 60여 명. 일본 전역에 분포돼 영양 정보 교환, 조사.연구, 지역 간 식문화 교류를 하고 있다.

현재 그가 도쿄에서 직접 운영하는 '식사 클리닉'은 영양사 12명이 800여 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개인의 병력(病歷)과 식습관에 따라 맞춤영양법을 지도해 주는 일종의 주치영양사 역할을 한다는 것. 3개월 코스로 10회는 직접 클리닉을 방문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먹는 음식을 사진으로 찍어 클리닉으로 보내 지도를 받는다.

"한국은 음식 재료로 나물을 많이 쓰고, 발효된 음식이 많아 매우 이상적인 식사입니다. 특히 비빔밥과 김치는 훌륭한 음식이지요. 양국의 음식 문화 중에서 좋은 것을 본받아 국민이 식생활을 통해 생활습관병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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