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선탠, 피부암 위험 증대

중앙일보

입력

1개월에 1번 이상 선탠 미용실을 방문하는 여성들은 치명적인 피부암인 악성 흑색종(腫)에 걸릴 위험이 55% 가량 높으며 특히 20대의 여성들에는 위험도가 2배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 다국적 학자단체는 이번 주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학술지(JNCI)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서 30∼50대 여성 10만6천379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과 흑색종에 걸릴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지난 1991년부터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학자들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실시된 '여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집단연구'의 자료를 분석했다. 학자들은 이들 여성을 대상으로 우선 개인적으로 햇빛과 인공 선탠에 노출되는 빈도를 조사했고, 이어 지난 99년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국가 의료기록을 토대로 이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조사결과 학자들은 8년에 걸친 추적기간 이들 여성중 187명에게서 흑색종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또 나이나 피부색에 관계없이 1개월에 1번 이상 선탠 미용실을 방문하는 여성은 흑색종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55%나 높았고 특히 20대(20∼29세) 여성은 150%에 달했다.

또 태양을 이용한 일광욕으로 흑색종에 걸릴 위험은 금발 여성이 갈색이나 검은색 머리를 가진 여성보다 2배 높으며, 붉은 머리색의 여성은 4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흑색종에 걸릴 위험은 호주나 뉴질랜드, 유럽, 북미 등 흰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0년대 이래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는 피부암 발생률이 3배로 높아졌으며, 미국에서는 매년 4만5천명이 흑색종에 걸리고 이중 7천300명 정도가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이번 결과는 지금까지 실시된 연구중 인공 선탠이 흑색종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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