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출혈열 백신 아동에 대량접종

중앙일보

입력

전국의 일선 보건소가 들판 활동이 많은 군인과농민 등 고위험 직종을 중심으로 접종토록 하고 있는 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 ‘한타박스’를 10세 미만 초등학생들에게 대량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타박스는 가려움증과 통증, 오한, 발열, 색소침작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지난 97년 10세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전체 실험대상자의 9% 정도가 부작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심재철(沈在哲.한나라당) 의원은 8일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감자료를 토대로 지난 98년부터 지난 8월말까지 한타박스를 접종한 74만6천845명중 6만7천532명(9%) 이 10세미만 초등학생이었다고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경남 밀양보건소는 올해 구입한 2천865명분의 한타박스를 밀양지역 10세미만 초등학생에게만 접종했고, 경기도 평택보건소의 경우, 98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접종한 사람 2만6천367명 가운데 1만1천980명(45.4%) 이 저학년 초등학생이었다. 특히 평택보건소는 유행성출혈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도심지역 초등학생들에게도 한타박스를 단체접종했다고 심 의원은 주장했다.

한편 국립보건원이 지난 97년 배포한 표준예방접종지침에는 군인과 농민 등 고위험 직업과 야외활동이 빈번한 사람 등 개별적으로 유행성 출혈열에 걸릴 위험이크다고 판단될 경우 백신을 접종토록 하고 있으나 “단체예방접종 사업 대상은 아니다”고 못박고 있다.

심 의원은 “10세미만 초등학생에게 대량 접종을 한데 대해 밀양보건소측은 ‘각기관과 단체, 학교 등에 공문을 돌린 결과 각 초등학교에서 접종하겠다는 답신이 와서 접종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한타박스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대량으로 단체접종한 것은국가방역체계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각급 보건소가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대량으로 한타박스 접종을 실시한데는 구매를 둘러싼 또다른 이유가 있지 않은지 의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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