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려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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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염려증이란 흔히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소한 신체적 증상이나 감각을 비정상적으로 심각하게 해석하여 자신이 스스로 중한 병에 걸려있다고 확신하거나 두려워하고, 여기에 골몰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이웃이나 백과사전, 방송이나 신문 등으로부터 의학지식을 얻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며 자신의 신체기능이나 건강문제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더러는 가슴이 답답한 증세, 식은땀, 기침, 소화장애 같은 가벼운 신체 증세를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여 암, 심장마비와 같은 무서운 병으로 연결지어 생각하며 몹시 두려워한다. 또는 신체 증상이 전혀 없는데도 질병공포를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아무 병이 아니라고 하면 겨우 안심하고 돌아가지만 며칠 뒤면 다시 병원을 찾아온다.
건강염려증 환자는 대개 성격이 꼼꼼하고, 고집이 세며, 자신의 증상에 대하여 일일이 메모를 한다거나 독특한 태도와 반응을 보인다.
또 의사가 오진했다고 생각하거나, 무서운 병이라서 숨긴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현재까지의 의학으로는 발견하지 못한 괴상한 병에 걸렸다고 낙담하기도 한다.

회복의 관건은 환자자신이 괴로워하는 것이 몸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인데, 모든 환자들이 몸의 병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정신요법은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치료이긴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즉, 환자에게 막연히 심각한 질병이 없으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로 위로할 것이 아니라, 환자로 하여금 마음의 병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데, 어릴 때 부터 쌓여왔던 잠재의식의 갈등들을 하나씩 파헤쳐 현재 느끼는 질병공포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허약하거나 병들었다는 생각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하고 주저앉지 말고 그럴수록 몸에 맞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질병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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