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지적에, "맞다"인정한 정은경 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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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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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을 잡는 특효약은 투명성"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이 이번엔 통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환자의 개인정보를 직접 공개해 당시 정부와 날을 세웠던 박 시장이 이번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으로부터 '시인'을 얻어냈다.

'15시간'의 정보 공개 지연 #정부 "루머 생기지 않게 하겠다"

일곱 번째 확진자 정보, '15시간' 늦은 공개 

3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종합대책회의에서 박 시장은 또 한 번 '투명성'과 '신속성'을 언급했다. 계기는 일곱 번째 환자였다. 박 시장은 "일곱 번째 환자가 어제저녁 6시 반에 확진됐음에도 즉시 공개가 되지 않고 있었다"며 늦은 정보 공개를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게 실시간대로 발표되고 공유되지 않으면 시민들 불안을 키우게 되고 그만큼 시간을 다투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큰 문제를 노출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의 지적처럼 일곱 번째 환자에 대한 정보는 15시간이 지난 31일 오전 9시 반경 공개됐다.

박 시장은 답답함도 드러냈다. 그는 "우한에서 입국한 외국인 조사 대상자가 총 1831명인데 그중 1433명이 귀국했고, 국내 남아있는 분이 398명"이라며 "그중 80명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락처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께서 전수조사를 국내인, 외국인 막론하고 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3일이 지났는데 아직 서울시에 외국인 명단 통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제 확인 맞다" 시인한 중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박 시장의 일곱 번째 확진자 발표 지연 문제를 시인했다. 정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즉각 대응팀을 구성해 상황 파악하러 서울로 보내면서 정리가 지연돼 공개 시점을 아침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정보 공개 지연으로 루머 생기지 않게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60대 고령자 첫 확진 

중본은 이와 함께 추가로 확인된 4명의 확진자도 공개했다. 확진자는 이로써 총 11명으로 늘었다. 이 중 8번 환자는 중국 우한을 방문하고 지난 23일 귀국했다. 62세로 여태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가운데선 유일한 60대다.

이 환자는 국가 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원광대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시장이 '확진 공개 지연'을 지적했던 7번 환자는 28세 남성으로 8번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 환자 정보가 공개된 8명 정보를 종합해보면 남성 환자가 6명으로 여성(2명)보다 많았다. 지난 20일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첫 번째 확진 환자(35)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인이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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