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13년 전 캐디 몰리나리, 올해는 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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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마스터스에서 몰리나리 형제와 타이거 우즈.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2006년 마스터스에서 몰리나리 형제와 타이거 우즈. [유러피언투어 홈페이지]

2006년 마스터스에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는 캐디로 참가했다. 2019년 마스터스에서 프란체스코 몰리나리(37)는 선수로 나서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다.

몰리나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제이슨 데이, 브룩스 켑카, 아담 스콧, 루이 우스트이젠과 함께 중간 합계 7언더파 공동 선두다.

몰리나리는 2006년 무명 프로였다. 그의 형인 에두아르두 몰리나리가 더 두각을 나타냈다. 에두아르두는 2005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로 마스터스에 참가했다. 몰리나리는 형과 함께 누군가 먼저 마스터스에 나간다면 다른 한 명이 캐디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터였다.

형 몰리나리는 관례에 따라 전년도 마스터스 우승자인 타이거 우즈와 1, 2라운드 함께 경기했다. 당시 형 몰리나리는 80-77타를 치고 컷탈락했다. 필 미켈슨이 우승했고 우즈는 공동 3위였다. 당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이 우즈와 함께 공동 3위였는데 그의 캐디였던 페요 이구아란은 현재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의 캐디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AP]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AP]

몰리나리는 현재 세계랭킹 7위다. 지난해 디 오픈 챔피언십 마지막 날 타이거 우즈와 한 조에서 경기하면서 역전승, 메이저 챔피언 반열에도 됐다. 또 지난해 라이더컵에서는 대회 유럽 선수 사상 처음으로 5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유럽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마스터스에는 7번 참가해서 가장 잘한 것이 공동 19등이다. 몰리나리는 "2006년 캐디로 나왔을 때는 프로 2년차였다. 메이저대회에서 정상급 선수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내가 얼마나 발전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 그 때 나의 꿈은 마스터스에 한 번이라도 선수로 참가하는 것이었다. 대회에 나온 자체가 큰 성취"라고 말했다.

몰리나리는 30대 중반에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는 "2014년 디 오픈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 더스틴 존슨과 함께 경기하면서 거리 차이 때문에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이후 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헬스클럽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에 공을 멀리, 높이 치기 시작했고 퍼트가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에 대해 몰리나리는 “과거에는 퍼트와 쇼트게임이 완전하지 못해 불안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편안하게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이슨 데이는 2라운드 몰리나리와 똑같이 5타를 줄여 7언더파 공동 선두다. 1라운드 경기 도중 허리가 아파 치료를 받았던 데이는 “어제 연습그린에서 딸과 뽀뽀를 하다가 허리가 삐끗했다. 골프장에 언덕이 많아 힘들었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 얼음찜질을 하고 나서는 괜찮아졌다. 이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6언더파를 기록한 더스틴 존슨은 “코스에서 아주 마음이 편하다. 쉽게 공격할 수 있다는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오거스타=성호준 기자
sung.hojn@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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