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빚지고 도피중 40代 부인·네자녀와 동반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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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을 운영하다 부도를 내 거액의 부채를 진 40대가 부인과 자녀 등 일가족 5명과 함께 여관에서 음독 자살했다.

16일 오후 6시11분쯤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소재 모 여관에서 宋모(48.전남 여수시 봉강동)씨와 부인 河모(46)씨, 큰딸(23)과 둘째(19).셋째(18)딸, 15세 된 아들 등 일가족 6명이 숨져 있는 것을 여관주인 李모(59.여)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李씨는 "손님이 없는 줄 알고 있던 301호실에서 물소리가 들려 확인해 보니 6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출동한 119구조대는 구급차 4대에 이들을 나눠 싣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경찰은 주인 李씨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宋씨 일가족이 삼랑진역에서 50m 떨어진 여관으로 바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너무나 어려움이 많았다. 돈 때문에 욕설과 험한 일을 당했다. 우리 9형제 중에 여유가 있는 부산의 형제를 일곱번이나 가서 도와달라고 호소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유서 3장과 빈 농약병 등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宋씨는 할인점을 운영하다 사업부진으로 20억원의 채무를 지고 채권자들의 고소로 경찰 수배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부산의 친지에게 돈을 빌리러 가던 중 삼랑진역에서 내려 역 앞 여관으로 몰래 들어가 농약과 수면제를 섞어 마신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밀양=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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