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시조각보 재현 김영순씨|"전통적 한국여성의 정성과 미의식이 응결|면 분할이나 배색의 아름다움이 놀라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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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전통적인 한국여성들의 알뜰한 정성과 미의식이 응결된 모시조각보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온 섬유작가 김영순씨(41·대전목원대교수)의 두 번째 작품전이 12∼18일 현대백화점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어린 시절, 여름이면 친정어머님이 손수 모시에 치잣물·목물을 들여 가족들의 옷을 장만해 주던 것을 보고자라 모시는 제게 아주 익숙한 소재였습니다. 또 옛 여인들의 여문 솜씨로 만든 전통 조각보는 면 분할이나 배색의 아름다움이 놀라와요.』
이렇게 하여 3년 전부터 작업의 주재료를 모시로, 방향을 전통보자기의 아름다움의 현대적인 재창조로 정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이러한 작업의 결실을 본 것이 이번의 작품 전으로 총25점의 대작과 소작들이 선보인다.
『옛 어른들은 모두 쓰고 남은 자투리옷감을 이용했지만 오늘날에는 생옷감을 잘라 물을 들이고 그것을 다시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니 만큼 오히려 더 어려워요. 모시는 또 올이 성긴 것이라 디자인에 따라 재단한 조각을 이으려면 을이 빠지고 조직이 밀리고 해서 애를 먹었습니다.』
그의 작품의 면 분할은 한국 전통가옥의 창·문·쪽마루와 가구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았다. 모시 외에는 베를 부분적으로 이용했고 은 세공품·매듭·구슬·골무·색실 등을 오브제로 사용했다.
섬유예술 기법으로는 은사·금사등 색실을 이용하여 오버록·홈질 등 손바느질·패치워크·자수 등이 폭넓게 이용되었다.
『시모님이 살림을 해주셔서 1주일 중 만3일은 남편·두 아들과 떨어져 대전에서 강의와 작업에만 몰두할 수 있어 전시회준비가 가능했습니다』고 밝히는 그는 내년 봄 뉴욕 전을 준비중이다.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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