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공연으로 한국 팬에 보답"|그리스 국립극단 『오이디푸스왕』 연출 「미하일히디스」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리들의 이번 방문은 한 문명이 다른 한 문명을 향해온 기나긴 여정 끝에 드디어 만남을 갖고 하나의 대화를 갖게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서울 국제연극제에 참가하는 4번째 해외극단으로 27, 28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갖는 그리스 국립극단의 『오이디푸스왕』연출자 「요르고스·미하일리디스」씨(50)는 『이 작품이 한국 팬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완벽하게 보여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고전극을 연출한 것은 이번이 6번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은 87년 아테네 에피다우르스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 연출에 인연을 맺었다고.
서울 공연장이 실내 극장이란 점에서 노천극장인 에피다우르스 극장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형해골이 든 사방 4m의 대형 상자 속을 「오이디푸스」가 걸어 들어가는 장면에서 수송이 어려워 해골장치가 빠진 점만을 제외하면 똑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이성의 승리.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신들이 정해놓은 바에 따라 불행 속에서 춤을 추지만 결국 모든 것을 깨닫고 자신의 희생으로 도시를 구하는 참인간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성의 승리를 표출해낸다.
『예언극은 실물보다 더 크고 과장돼야 영웅적인 분위기가 살아나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초기 공연처럼 노천극장이 제 맛을 낼 수 있지요.』 『그러나 한국 팬들을 모두 에피다우르스 극장에 초청할 수 없어 부득이 오게 된 셈』이라고 조크를 던지기도한 그는 『희랍어로 즐거움(푸시히)이란 정신(사이키)과 인도(아보기)의 두 낱말의 합성어』라 설명하고 『이번 공연이 여러분의 정신을 즐거움으로 인도해갈 수 있었으면 한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