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이 외면하는 동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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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요문학은 이미 사양문학이 되었다. 요즈음 어린이들은 아무데서도 유행가『울고싶어라』를 소리쳐 부르고, 약 광고 노래를, 만화영화 주제곡을, 저속한 내용으로 가사를 바꾼 유행가를 즐겨 부른다.
그러면 왜 동요 동시는 어린이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사양문학이 되었을까. 그 원인을 찾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제10회 아동문학 세미나가 『동요·동시의 재발견』을 주제로 6∼7일 온양시 유스호스텔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 현대 아동문학가협회(회장 이재철)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아동문학평론가 최지훈씨는 그 원인을 변모하는 사회환경뿐 아니라 종래의 대부분 동요가▲전문성 없이 아무나 쓸 수 있는 문학▲작가의 상상력 빈곤으로 인한 소재의 빈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상상력의 빈곤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해방후 불과 한 두 사람에 의해서 창작되거나 한사람의 작품만이 한 두 작곡가에 의해서 집중적으로 작곡되고 교과서를 통하여 일방적으로 보급된 비민주적 체제 때문이기도 하다고 최씨는 주장한다.
따라서 동시가 제대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우선 가사 자체가 소리내어 읊기에 즐거운 것이어야 하며 그 내용이 주는 메시지가 영혼을 움직일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또 동요시인과 동요작곡가가 상호공동체제를 구축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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