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평민당 총재 회견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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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하계휴양차 낙산 비치호텔에 머무르고있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정국 전반과 주요 정치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국운영 기본방향=정국이 앞으로 순탄하게 운영될지의 여부는 정부·여당의 자세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해둔다.
올림픽 개최라는 막중한 대사를 눈앞에 둔 시기에 무슨 까닭으로 연정과 내각책임제 문제를 끄집어내고 전두환씨 등 전직대통령을 특위의 증언대에 세울 수 없다는 억지를 부려 정국을 혼란으로 이끌려 하는가.
▲광주시위의 증인문제=최규하 전 대통령과 김대중 두 사람의 동시출두(한 자리에 서는 것은 아니며 같은 시기라는 뜻이라고 설명)는 절대 필요하다.
그래야만 일련의 진상이 밝혀지고 광주의거의 발생원인도 올바르게 드러날 것이다.
최씨 증언내용에 따라 전두환씨 등의 증인 채택여부도 결정될 것이다.
여당이 전직대통령 예우 운운하면서 최씨의 증언채택을 반대하는 것은 전두환씨 책임을 은폐하려는 기도와 최씨가 진실을 폭로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올림픽기간 동안의 정치휴전=정부가 연정이다, 내각제다 하며 전투를 개시하고 있는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정부 스스로 말로만 휴전 운운하지 말고 쓸데없는 잡음을 일으키지 말기 바란다.
▲올림픽 후 중간평가 문제=시기도 맞지 않고 지금 논의할 필요도 없다.
특위 정국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올림픽 성과를 놓고 종합된 국민여론을 수렴해 우리태도를 표시해도 늦지 않다.
▲내각제와 연정문제=거듭 말하거니와 지금 시기에 논의할 일고의 가치조차 없다.
정부·여당은 올림픽을 앞두고 정국의 안정을 해치는 언행을 삼가야할 것이다.
올림픽의 순조로운 진행을 해치는 정국긴장을 우리는 원치 않으며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는 정부는 반성해야할 것이다.
우리 당 조세형 의원의 연정발언을 듣고 바로 말릴 생각이었으나 해외여행 중이어서 늦추고 있을 뿐이다.
당에서는 그 문제를 일체 고려한바 없으며 원칙적으로 대통령 중심제 아래서 연정이란 있을 수 없다.

<낙산=고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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