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정조준 한 안철수 “댓글과 뉴스장사 못하게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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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등 민주당원들의 댓글조작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댓글 기능과 뉴스 공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22일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댓글을 쓰지 않는다”며 “최소한 (포털의) 댓글을 없애는 것, 더 나아가 포털에서 뉴스 장사를 없애는 것을 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포털이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활용해 자사 사이트에서 댓글을 달도록 하는 현행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후보 사무실인 미래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후보 사무실인 미래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드루킹 댓글조작, 국정원 댓글조작 등은 한번이 아니라 연속해서 우리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것 자체가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면 댓글 자체를 없애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피해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선의 결과가 달라졌을거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것은,1개 주를 빼고 압승한 대선의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 자체가 범죄행위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포털 댓글을 원천 금지하면서 생길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해선 “미국같은 경우 댓글이 없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이 아니다”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사람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통로가 훨씬 많아졌고, 소통에 문제가 없으니 포털 댓글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보안회사 CEO 출신인 안 후보는 포털 댓글을 ‘허니팟’(해킹적발용 함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여러가지 보안에 대한 취약점을 일부러 드러내놓고 기다리면 거기에 수많은 해커들이 달라붙는다. 끈끈이에 파리가 붙는 식”이라며 “마찬가지로 (포털 댓글은) 얼마나 쉽게 여론조작 하는지를 잘 나타낸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영우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왼쪽 두 번째)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 와 관련한 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영우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왼쪽 두 번째)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 와 관련한 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장인 김영우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댓글 숫자와 공감·비공감 추천수에 따라 기사순위가 바뀌는 것은 코미디같은 일”이라며 “포털사이트는 순수하게 검색기능과 언론사 사이트에 연결되는 기능만 갖추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도 앞서 포털사이트의 인링크 뉴스 공급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의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웃링크 방식으로 바꾸면 기사를 클릭했을 때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되기 때문에 포털에서 집중적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가 불가능해진다.

김경희ㆍ안효성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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