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만 있나" 틈새 분양에 실수요자 몰려 수도권 청약 다시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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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아파트 청약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이달 말 분양 예정인 판교 신도시의 역풍에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기업.혁신도시 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온기가 돈다. 최근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달 초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9대 1로 마감된 김포 신도시 장기지구 신영지웰은 당첨자 계약기간(22~24일) 중 계약률이 90%에 이른다. 이종문 현장 소장은 "실수요자들이 당첨 가능성이 희박한 판교를 일치감치 포기하고 청약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부터 청약을 받은 장기지구 4개 동시분양 업체들도 대부분 순위 내에서 마감돼 높은 계약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순 청약신청을 받은 하남 풍산지구 3개 업체 역시 수도권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된 가운데 동부센트레빌 32평형은 111대 1이나 됐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서 나온 이수브라운스톤도 15일 서울 1순위에서 평균 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계약률도 95%에 이른다. 김우영 소장은 "아현 뉴타운 인근이어서 입지가 좋은 데다 주변 집값이 오르자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에 눈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주.대구.충주 등 혁신도시 주변도 호조를 보인다. 이달 초 평균 27대 1로 마감된 강원도 원주 반곡동 벽산블루밍은 당첨자 계약기간(15~17일) 중 계약률이 82%에 달했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다 혁신.기업 도시 유치 지역이어서 투자수요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를 끌면서 웃돈이 1500만~2000만원 붙었다. 앞서 8일부터 사흘간 계약을 받은 인근의 행구동 금강아미움도 계약률이 70%를 넘는다.

대표적 미분양 지역인 광주광역시에서 20일부터 사흘간 청약을 받은 동림동 호반베르디움도 순위 내에서 2.5대 1의 경쟁률을 올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순위에서 마감된 대구시 동구 각산동 대우 푸르지오 역시 당첨자 계약기간(15~17일) 중 계약률이 79%에 달했다. 이기동 분양소장은 "혁신도시와 거의 맞붙어 있어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계약 포기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개발재료가 없는 지역은 저조하다. 이달 중순 대구시 수성구 파동에서 분양된 수성아이파크는 순위 내 청약률이 50%에도 못 미쳤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지방은 개발재료 여부에 따라 분양시장 차별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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