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선제 공격 전략 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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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 원리로 '선제공격 전략'을 이번에 재천명했다. 16일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한 현지 주요 언론이 미리 공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통해서다. 보고서는 미국의 안보정책 기조를 '억제와 봉쇄'에서 '선제공격'으로 바꾼 2002년 안보전략 보고서의 후속 확대판이다. 선제공격 전략이란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만큼 필요하다면 적이 공격하기 전에 먼저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부시 행정부는 보고서에서 이라크전 개전 3주년을 앞두고 나오고 있는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선제공격 전략은 이전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외교적 노력을 우선하고 동맹국과 공동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폭정의 종식과 민주주의의 확산'이 미국 대외정책의 기본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란.시리아.쿠바.벨로루시.미얀마.짐바브웨의 7개 국가를 '전제주의(despotic system)'의 표본으로 명시했다. 특히 핵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과 북한에 주목, 이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여기에 더해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중적이고 불성실한 협상 자세를 보여 왔으며 달러위조.마약밀매에 관련됐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을 6자 회담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자유가 퇴조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유의 길에서 러시아가 퇴보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에 대해선 정치.경제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고 요구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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