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간 의견조정 힘쓰겠다"-신임 나웅배 부총리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중요한 시기에 어려운 자리를 맡아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새 정부의 경제총수로 내정된 나웅배 상공부장관은 현직장관의 부담(?)탓인지 평소와는 달리 지극히 의례적인 소감피력으로 질문공세를 피했다. 정식 인터뷰는 극력 사양하겠다는 것을 가까스로 만났다.
『자세한 정책소견은 취임 후에 밝히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경제가 잘 풀려나가야 정치발전도, 사회발전도 원만히 일궈 나갈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어떤 스타일의 부총리가 될 것으로 자평하십니까. 장기영 스타일입니까, 신병현 스타일입니까.
『나웅배 스타일이라고 해둡시다.』
-누가 부총리가 되느냐에 따라 경제운용이 크게달라져 왔었는데-.
『부총리와 장관의 역할이 다소다르겠지요. 각 부처간의 의견을 조정해서 종합적으로 수렴해 나가는 일에 초점을 맞출 생각입니다.』
-경제여건의 변화나 시대적인 요청을 감안해 평소에도 경제기획원을 비롯해 정부직제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피력해 오셨는데 부총리취임을 계기로 경제기획원의 역할에 상당한 변화가 오는게 아닙니까.
『글쎄요. 생각해 본일이 없는데요.』
-통상관련직제도 바뀌는게 아닙니까.
『아닙니다. 공연히 난처하게 그런 이야기 쓰지 마십시오.』
딱 잡아떼며 소감이상의 코멘트를 일체 마다하는 것도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라는 자리가 그만큼 부담을 줘서일까.
어쨌든 그의 소견피력 유보에도 불구하고 나웅배 경제팀장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다양한 경력이 말하듯이 원래 그는 아이디어도 많고 일 욕심도 대단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새정부 출범과 동시 상공부장관을 그만둘 것이므로 짐챙길 준비를 하라고 엊그제 비서관에게 일러뒀었는데, 부총리를 맡으리라고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오후2시쯤 친구들과 골프를 치고 있는데 첫 연락을 받았으니까요.』 새 부총리내정자 배장관실에는 폭주하는 축하전화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이장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