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은 선제타격과 핵전쟁 준비”…유엔에 항의한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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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동해에서 진행된 한미 해군 연합훈련에 대해 “선제타격과 핵전쟁 준비”라고 비판했다.

유엔주재 대사 통해 “전략 핵자산 총동원한 전쟁 훈련”비판 # 유엔 대북제재 결의 관련 국제법학자 토론도 요청 #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프랑수아 드라트르 유엔주재 프랑스대사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 대사는 지난 16∼20일 진행된 한미 해군 연합훈련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주장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흉악한 전쟁 선포를 한 이후 전략 핵자산을 총동원한 가운데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훈련에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핵잠수함 3척, 이지스 구축함, 그 밖의 전투함 40여 척, 전투기 등이 참가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증대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군사훈련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긴급 의제로 상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인 로널드 레이건함. [사진 미 해군]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인 로널드 레이건함. [사진 미 해군]

자 대사는 “미국이 한반도 연합군사훈련에 만족하지 않고서 전 세계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높이고, 비상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다른 추종국 군대를 한반도에 들여오려는 시도를 숨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경고도 했다. 또 “북한보다 더 오랫동안 미국의 극단적이고 직접적인 핵 위협을 받아오고 문 앞에서 가장 흉악하고 악랄한 핵전쟁 훈련을 목격해온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군사훈련 때마다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한 번도 상정된 적은 없다. 자 대사는 “안보리가 북한의 요구를 또다시 무시한다면 안보리가 미국의 정치적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이 더 분명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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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레이건함이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모습. [사진 미 해군]

로널드 레이건함이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모습. [사진 미 해군]

자 대사는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다른 서한을 보내 유엔 대북제재 결의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제법학자 포럼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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