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부산경찰에 비난 봇물…덩달아 주목받는 사진 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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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산경찰 페이스북]

[사진 부산경찰 페이스북]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의 불똥이 부산 경찰로 향한 모양새다. 그간 부산경찰의 활약상을 활발하게 홍보해 온 '부산경찰 페이스북'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10시30분 기준으로 부산경찰 페이스북에는 홍보만 하지 말고 수사에 집중해 달라는 네티즌들의 항의 댓글이 속속 게재됐다. 부산경찰 페이스북엔 지난 1일부터 어떤 게시물도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이 가운데 한 사진이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하고 있다. 2015년 3월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게재됐던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포스터다. 당시 부산경찰은 부산지방경찰청이 추진한 '부산 사나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학교폭력 깨부수러 그들이 간다"는 문구와 함께 지금까지 학교폭력 근절 티저 광고에 나왔던 경찰관 8명의 늠름한 모습을 포스터에 담았다. 학교폭력을 막겠다는 경찰관들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사진 부산경찰 페이스북]

[사진 부산경찰 페이스북]

그러나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같은 게시물은 아쉬움을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이 두 달 전 폭행사건 신고에 따른 보복폭행인 것으로 드러나면서부터다. 피해 여중생의 어머니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피투성이 된 자신의 딸 사진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돌아다녀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했지만, 경찰은 '알았다'며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가해 학생들이 자수했다는 이유로 귀가 조처했다며, 이 사건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피해 여중생의 부상 정도에 대해 "중상은 아니지만,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는 경찰 관계자의 발언은 불씨를 키웠다. 실제로 피해 여중생의 부상 정도는 경찰이 밝힌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처벌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부산 사상경찰서는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의자를 구속시킬 수 없고 가해 학생이 미성년자라 법적으로 심야 조사를 할 수 없었다"며 "지난 3일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조사를 마친 만큼 가해 학생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필요성이 있으면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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