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아들 사랑.. 아들 몸에 쇠사슬 채운 부모 입건

중앙일보

입력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두 아들의 몸에 쇠사슬을 묶어두고 외출한 장애인 부모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발목에 쇠사슬 차고 다니다 주민이 발견 #장애 부모, 지적장애 두아들 버릇 고치려 #PC방 비용 안내고, 과자 빵 등 훔쳐

두 아들이 물건을 훔치는 등의 행동을 해서 외출을 못 하게 하기 위해 그랬다는 것이다.

13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특수감금 혐의로 청각장애 2급인 A씨(60)와 아내 B씨(54)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부는 지난달 27일 인천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첫째 아들(28)과 둘째 아들(27)의 발목을 강아지 목줄용 쇠사슬로 식탁 의자에 묶고 집안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두 아들이 당시 의자에 묶인 것을 풀고 발목에 쇠사슬을 찬 채로 1층 아파트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다 주민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부부는 경찰에서 “두 아들이 집 근처 PC방에서 돈을 내지 않고 게임을 하거나 슈퍼마켓에서 과자와 빵을 훔치는 등의 행동을 보여 이를 못하게 하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 부부의 사정을 고려해 형사처분 대신 가정 보호 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 지역 사회복지단체 등과 연결해 가족들을 보살피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는 차원에서 그런 행동을 보인 것 같다”며 “다른 폭행이나 학대 등은 발견되지 않아 가정 보호 사건으로 처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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