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조폭 제주서 환각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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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만의 폭력조직원들이 제주에서 '마약파티'를 벌여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13일 제주시내 모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를 복용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로 가오(42) 등 대만인 다섯명의 신원을 확인, 인터폴을 통해 공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만의 4대 폭력조직 중 1개파의 조직원들로, 지난 4월 제주시내 유흥업소 여종업원들과 술을 마시면서 엑스터시를 함께 복용하는 등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환각파티'를 벌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과 같이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이 나이트클럽 여종업원 裵모(21)씨 등 두명을 구속하고, 金모(27.여)씨 등 세명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제주에서 엑스터시 복용 사례가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3년 동안 일본인 관광객 한명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마약사범에 대한 적발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대만 조폭들이 최근 제주를 자주 찾기 시작한 것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여덟곳이나 성업 중인 데다, 카지노 업소마다 외국인들에 대한 서비스가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중국어.영어 등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종업원들이 많아 언어소통에 불편이 전혀 없는 데다, 주요 고객들의 경우 승용차까지 제공해 동남아 재산가나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이들 조폭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16차례나 제주를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수백달러의 봉사료를 건네주며 '흥을 돋우는 약'이라고 속여 마약을 복용케 한 뒤 '질펀한' 술판을 벌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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