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14시간 조사 후 조사실서 뭐했나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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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기색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피곤한 기색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13가지 범죄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장장 21시간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조서를 꼼꼼히 살펴보며 여러 곳의 수정을 검찰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하 “朴, 7시간 동안 취지와 다른 부분 꼼꼼하게 수정하느라 시간 걸려” #“朴, 주요 혐의 전면 부인…적극적 방어권 행사”

22일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1일 밤 11시40분부터 이날 오전 6시54분까지 약 7시간에 걸쳐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ㆍ검토했다. 그러면서 조서를 읽기만 한 게 아니라 자신의 진술 취지와 다른 부분을 수정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조서 내용이 많아 검토할 내용이 많았다”면서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조서를 열람ㆍ검토하는 과정에서 입회 변호인의 도움을 얻어 조서 중 자신의 답변 내용 가운데 여러 곳이 실제 발언과 취지가 다르게 적혔다면서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출력해 놓은 피의자 신문조서 가운데 일부를 수정할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반영해 대체하거나 일부 표현 위에 줄을 긋고 박 전 대통령의 도장을 찍어 고침 표시를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 과정 내내 자신이 받는 모든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적극적인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전혀 개입하지 않아 모르는 일이라거나, 일부 의혹 사항에 관여한 사실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일환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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