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이름 때문에 취업 못하는 남성

중앙일보

입력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담 후세인이 사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그 때문에 고통받는 한 남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영국 BBC에서는 인도의 한 25세 청년이 사담 후세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보다 성적이 좋지 않던 친구들이 모두 취업에 성공했음에도 그는 이력서를 넣은 40곳의 회사에서 모두 떨어졌다.

힌두스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국경을 넘는 일이 많은 해운 회사의 특성 때문에 '사담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뽑기 꺼리는 것 같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이름 탓에 출입국 심사가 까다로울 것이라고 생각한 회사에서 아예 서류심사를 탈락시킨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라크의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의 철자는 'Hussein'으로 'Hussain'이라는 철자를 쓰는 그와는 엄연히 다름에도 회사는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

수십차례의 낙방 끝에 그는 사담 후세인과 같은 이름으로는 취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름을 사지드(Sajid)로 개명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뾰족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대학 측에서 졸업증명서에 나온 이름을 바꿔주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까지 갔지만 개명된 이름이 표시된 졸업증명서를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할아버지가 내 이름을 지을 당시에는 손주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붙여줬던 것"이라며 "나는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의 무고한 희생자"라며 자신의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이희주 인턴기자 lee.heej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