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동맹 강화정책을 주목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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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다음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핵협상 하겠다’고 하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후보자,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가 일제히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매티스 후보자는 그저께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빠지면 미국의 (동맹 수호) 의무를 지키고 미국을 방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주한미군 주둔의 이유를 설명했다. ‘친구보다 좋은 게 없고 적보다 나쁜 것은 없다(No better friend, no worse enemy)’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매티스 후보자는 북한 핵·미사일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할 경우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해 선제공격 가능성도 비쳤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는 한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 “유엔 대북제재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이 강제로 따르게 하는 조치를 검토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폼페오 CIA 국장 후보자도 북한을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다.

최근 한국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위안부 소녀상 설치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협공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의 한·미 동맹 강화 방침은 가뭄 속의 단비와 같다. 미국을 방문해 한·미 동맹을 다시 확인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의 행보는 시의적절했다. 물론 김 실장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은 과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사드는 우리 국민의 안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 동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지하고 방어하는 핵심 장치인 만큼 정부는 앞으로도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