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에서 50여분간 요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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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민당의 이민우총재는 5일 하오 당사를 방문한 「클라크」부차관보와 50여분간에 걸쳐 자기의 민주화 7개항을 중심으로 한국정치상황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 이자리에는 정재문의원·이준형비서실차장과 미대사관직원 1명이 배석. 다음은 정의원이 밝힌 대화내용.
△이총재=중국여행은 즐거웠느냐.
△「클라크」=「슐츠」장관이 등소평·조자양등 중국지도자를 만났다. 몇가지 의견차이가 있었으나 다 해소됐다. 의견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미중간 기본입장엔 변화가 없다.
한국의 형편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성명도 많이 나오고 복잡한것 같다. 이총재의 민주화 7개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이총재=(자신의 민주화 7개항을 설명) 민주화 7개항은 변할수 없고 백지화돼서도 안된다. 두김씨가 이에대해 이의가 있었으나 당확대간부회의에서 재확인했다. 7개항은 민주회복이요, 민주광복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클라크」=잘 알겠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
△이총재=민정당의 내각책임제안은 장기집권 음모에서 나온 것으로 순수하지 않다.
△「클라크」=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이총재=건전한 정당을 가진 미국인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당이 특정인을 위한 정당으로서만 존재해 왔다.
이승만대통령의 자유당, 박정희대통령의 공화당이 그예다. 대통령인 총재가 그만두니 당도 역시 궤멸됐다. 민정당도 특정인을 위한 정당으로서 국민에게 뿌리를 내린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인의 계속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클라크」=그래도 이해가 잘안간다. 이 문제도 좀더 이야기하고 싶으나 시간이 없다. 이총재의7개항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총재의 역할을 그게 기대한다. 내각제와 직선제가 타협이 잘되지 않는것을 알고있다. 외교상 때로 큰일에 합의가 안되면 쉬운것부터 합의해 가는 경우가 많다. 여야간에 합의할수 있는 것부터 합의하는게 좋지않은가.
△이총재=선민주화를 위해 본인이 7개항을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정당은 민주화 의지가 너무도 없다. 현재 구속자는 더 늘어나고 사면·복권도 안되고 집회·시위 자유도 무시되고 있으며 인권침해등 염려되는 바가 많다. 드리고 싶지않은 말씀이나 미국이 우방으로서, 진실한 친구로서 우정어린 조언(대정부·여당)을 해줬으면 좋겠다.
△「클라크」=「시거」 차관보의 연설문을 보았는가. 그 연설문이 미국의 입장을 잘 반영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정재문의원=총재께서 「시거」차관보의 연설전문을 보셨다. 그연설문이나 이총재의 7개항이나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은것으로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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