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지금 같은 노동운동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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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28일 "서로 제 밥그릇만 챙기다 모두 주저앉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집단 이익과 갈등으로 모든 영역이 발목잡혀 있는데 이것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분규가 없는 수출 우수업체인 대우 일렉트로닉스 인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였다.

盧대통령은 이 회사가 15년간 노사분규가 없었던 점을 높이 평가하며 경제 도약의 요건으로 노사협력을 강조했다.

盧대통령은 "노무현은 노동자편이라 대통령 안 시켜준다고 하더니, 대통령이 되니까 노조는 '노무현은 배신자'라고 한다"면서 "파업부터 결정해 놓고 뜨거운 맛을 보여주려 하는데 그래선 안 될 뿐 아니라 (노조의) 중앙조직도 지금처럼 노동운동을 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노조 전국 지도부는 근로조건이나 회사 경쟁력 등 구체적 이해관계가 아닌 정치적 목표를 걸고 승부를 내려 하는데 그러면 한국이 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없다"는 얘기였다. "손발을 맞출 때는 맞추고 나서 따질 것을 따져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盧대통령은 "기업도 법과 원칙을 내세워 무조건 노동자에 대해 공권력 투입을 요구해선 안 되고 서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盧대통령은 "상반기 고비를 넘기면 정부도 대안을 낼 것이며, 노동자와 기업에 요구할 내용을 다 제시할 것"이라고 한 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해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국민 집단 사이에도 싸움을 벌여 해결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일이 많은데 집단이기주의가 큰 문제"라며 최근 원전 수거물 관리 시설 설치를 둘러싼 논란 등과 관련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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