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트럼펜 프롤레타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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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를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하는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클리블랜드에서 곧 열립니다. 클리블랜드 시가지엔 사고에 대비해 철책과 바리케이트가 쫙 깔렸다 합니다. 거리 곳곳에서 검문검색이 이뤄지고 있고, 반대파들도 몰려드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 트럼프 시위는 이미 벌어졌습니다. 전통적으로 축제 분위기였던 전당대회가 이번엔 자칫 갈등의 무대로 바뀔 판입니다. 엇갈리는 지각판 바로 위에서 전당대회가 열리는 셈이어서, 그 충돌의 진도는 엄청날 겁니다.

이렇게 된 근본적 이유는 양극화에 따른 미국사회의 갈등구조인 듯합니다. 트럼프는 그 위에 올라타 여론을 극과 극으로 쪼개지게 촉발했습니다. 부동산 재벌인 그의 핵심 지지층은 하필 저소득 백인들입니다. 100여 년 전 마르크스가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잇는 최하층 노동자 계급을 가리켜 ‘룸펜 프롤레타리아’라고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패러디해 극우 성향의 저소득 백인 지지층을 ‘트럼펜 프롤레타리아’라고 하더군요. 이들의 정치성향은 미국인들의 불만과 사회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분열과 갈등이라는 이름의 유령이 클리블랜드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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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방부 출입기자 일부가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를 방문했습니다.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를 공개적으로 검증하겠다는 한미 당국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군 보안시설가지 공개하는 것은 사드 배치에 대한 국내 반발이 워낙 격렬하기 때문입니다.

사드의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주변의 인체·가축·농작물 등에 얼마나 피해를 주느냐가 관심사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위협이 전자파 유해성 이슈로 옮겨갔습니다. 위험에도 급박성에 따라 우선순위가 있는 법인데, 우리는 어디에서 꼬였는지 그 순서가 뒤죽박죽이 돼버렸습니다.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은 오늘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활적 안보 문제를 다른 가치와 바꾸는 나라는 없다"고 했습니다.

진경준 스캔들이 이제 청와대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 보유의 1300억원대 부동산을 넥슨이 사들이는 과정에 진경준이 개입했을 것으로 추측하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우 수석은 오늘 아침 조목조목 부인하는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야권에선 이를 계기로 검찰 내 ‘우병우 사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진경준의 삐뚤어진 탐욕이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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