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가 D램' 양산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백㎜ 웨이퍼 1기가 DDR D램'을 본격 양산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제품의 양산은 지난해 12월 첫 샘플을 출하한 지 7개월 만이다.
이 제품은 현재 시장에서 주력제품인 2백56메가비트(Mb) 제품에 비해 저장용량이 4배 이상 높다. 1기가 D램 양산으로 기존 노트북 PC에 들어 있는 손바닥 크기만한 메모리 모듈을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1기가D램 칩 두개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용량 대비 제품의 크기가 기존 제품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됨에 따라 노트북 PC 등 휴대가 가능한 제품들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1기가 DDR D램은 서버용 모듈의 용량을 4기가 바이트까지 확대할 수 있는데, 이는 영어신문 26만쪽, 음악 파일 1천곡, 영화 8시간을 저장할 수 있는 분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인텔의 인증을 획득, 내년부터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1기가 DDR D램시장 규모는 올해 9천만달러 정도지만 2004년 20억1천만달러, 2005년 75억달러, 2006년 96억7천만달러, 2007년 1백21억4천만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의 양산은 화성사업장 11라인에서 3백㎜ 웨이퍼와 나노공정 직전단계인 0.10미크론(㎛)의 회로선폭 미세화 공정을 적용해 이뤄졌다. 3백㎜(12인치)웨이퍼 가공공정은 현재 경쟁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2백㎜(8인치)웨이퍼에 비해 생산량이 2.5배가 되며, 이 같은 생산성은 독일이나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등을 크게 앞지르는 것이다.
1기가 DDR D램 시장은 내년에 삼성전자 단독으로 20억1천만달러의 제품 공급이 이뤄지고 2005년부터 후발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