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VS 불시착' 패러글라이딩 연속사고 안전성 논란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지난 6일 오후 1시45분쯤 전북 정읍시 입암면 송전탑에 걸린 유모(15)군을 119구조대가 구조하고 있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전북 고창에서 열린 패러글라이딩 대회에서 이틀 연속 선수들이 나무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선수 2명은 사고 후에도 대회를 위한 비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소방본부는 "7일 오후 1시30분쯤 완주군 구이면 경각산 활공장에서 고창 방장산으로 가던 김모(54)씨가 비행 중 낙하산이 접히면서 나무에 걸려 1시간30분 만에 구조됐다"고 8일 밝혔다. 전날 중학생 유모(15)군이 대회 도중 정읍시 입암면의 송전탑에 걸렸다가 3시간 만에 구조된 지 하루 만이다. 유군은 지난 6일 오후 1시45분쯤 고창 방장산 활공장에서 남원 운봉산으로 비행하던 중 고압전선에 걸리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고창군수배 한국리그 챔피언십 패러글라이딩 대회'에서 발생했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닷새간 일정으로 열린 대회에는 국내·외 선수 60여 명이 참가했다. 두 사고 모두 갑자기 불어닥친 돌풍 때문에 발생했으며 119 대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현장엔 협회 소속 '회송팀' 8명이 차량 8대에 탄 채 대기하고 있었지만 자체 구조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사 이미지

지난 7일 오후 1시30분쯤 전북 고창군 방장산 방향으로 비행하던 김모(54)씨의 비상 낙하산이 나무에 걸렸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주최 측은 잇따른 사고를 놓고 '불시착'이란 입장을 보이며 대회를 강행했다. 심지어 사고를 당한 김씨와 유군이 마지막 날 경기에 다른 기체를 이용해 참가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행패러글라이딩협회 관계자는 "언론에선 비행기가 떨어지듯 '추락했다'고 하는데 이 경우는 선수들이 사고를 인지하고 비상 낙하산을 펴고 내려왔기 때문에 '불시착'에 해당한다"며 "불시착은 익스트림 스포츠에선 허다하다"고 밝혔다. 협회 측은 또 "모든 선수는 경기 중 사고를 당해도 본인 책임이라는 취지의 면책 서약서를 쓴 만큼 안전 규정도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고창=김준희기자 kim.junh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