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당대회 7일부터 유력. 외신기자들에게 비자 신청 통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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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대회.jpg 1980년 10월 10일 열린 북한 6차 노동당 대회. 당시 북한은 전 세계 118개국에서 177개 대표단을 초청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체제를 공식화했다. 이번 7차 대회는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다.

북한이 노동당 당대회 취재를 위한 해외 언론의 입국을 받아들이겠다고 26일 밝혔다. 당대회 개막일은 다음달 7일이 유력하다.

복수의 외국 언론사에 따르면 주중 북한 대사관은 이날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에게 "노동당 대회 취재 의향이 있으면 입국 비자를 신청하라"고 통지했다. 일본 언론사의 한 기자는 "북한 대사관에서 체류 기간을 3∼10일 또는 5∼12일의 두 가지 일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비자를 신청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일정을 둘로 나눈 것은 베이징 발 평양행 항공편 좌석 사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대사관이 제시한 두 일정에서 출발·도착일을 제외하면 공통되는 날짜는 6∼9일이 남는다. 이를 감안하면 6일 전야제 행사를 하고 7일부터 사나흘 일정으로 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편 북한 외무성의 이태성 부국장은 이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지하면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이수용 외무상의 제안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외무상을 수행해 유엔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의 귀국길에 오른 이 부국장은 이날 오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으로 외신 기자들을 불러 이같이 말했다.

이 부국장은 준비된 발언을 통해 "우리의 외무상이 미국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합동군사훈련 중지 대 핵 시험 중지 제안은 미국이 스스로 내던진 만큼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서방 언론들이 우리가 미국이 합동 연습을 중지하면 핵 시험을 그만두겠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에 대한 우리의 대응조치들은 보다 강도높이 계속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유엔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의 대변인이라고 말했다. 이 외무상의 제안을 취소하는 취지의 발언은 노동당 당대회 개막을 전후해 핵실험을 포함한 추가 도발을 강행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주중 북한 대사관은 이날 오전 일부 외신 기자들에게 연락해 시간과 장소를 통보하며 나와 달라고 연락했으며 이 부국장은 출국장 밖으로 나와 준비된 발언을 하고 다시 들어갔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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