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앱카드로 맞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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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열풍에 맞서 카드업계는 자체 ‘앱카드’를 강화하고 나섰다. 확대되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14일 신한카드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확대를 위해 현재 7곳(교보문고·쏘카·한솔교육 등)인 앱카드 제휴업체를 연내에 20곳 이상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신한, 대리운전 서비스까지 추가
하나, 지문인증 결제 시스템 도입

생활 밀착형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결제가 앱카드에서 손쉽게 이뤄지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여기에 대리운전 서비스도 추가될 예정이다. 앱카드로 대리기사를 호출하고 이용금액을 결제할 수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앱카드 대리운전 서비스를 5월 중엔 전국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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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는 앱카드와 연동되는 플라스틱카드인 ‘K-모션 플러스’를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여러 장의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앱카드인 ‘K-모션’에서 어느 것을 주거래카드로 설정해놓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지는 실물카드다. 예컨대 주유할 땐 A카드, 외식 땐 B카드를 쓰고 싶다면 ‘K-모션 플러스’ 카드(연회비 무료) 한 장만 가진 채 앱카드로 설정만 바꿔주면 된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이 불편한 앱카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상품이다. 250만 개 전체 카드 가맹점 중 앱카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바코드 리더기가 있는 곳은 10만 곳 이내로 추정된다.

하나카드는 이달 중 앱카드 ‘모비페이’에 지문인증 결제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다. 결제할 때 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이 지문 입력만으로 쉽고 빠르게 결제할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잊어버릴 걱정이 없어 편한데다 보안성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가 앱카드 강화에 주력하는 건 앱카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12일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모바일카드 발급매수 1000만 장을 돌파했다.

연간 이용금액은 올해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앱카드 시장 2위인 KB국민카드도 이용금액이 가파르게 늘어 올 1분기에만 98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40%에 가까운 성장세다.

페이업체가 모바일 간편결제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삼성페이의 경우 아직까지 카드사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없다. 카드업계도 아직은 보완관계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하지만 향후 주도권이 넘어가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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