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 만화영화도 등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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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호 26면

북한이 최근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교통안전 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은 만화영화로 제작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교통안전 교육을 위해 만화 시리즈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아래 사진)를 방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06년부터 1년에 1~2편 정도 제작해 지금까지 12부작으로 만들어졌다. 아이들에게 교통질서 의식을 함양하고자 기획된 시리즈다. 북한은 교육용으로 만화영화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길에서 노는 것은 위험하다’ ‘육교를 잘 건너자’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교통질서를 잘 배우고 실천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가장 최근에 제작돼 방영한 12부인 ‘밤거리에서’는 동생과 함께 놀이공원을 다녀오던 밤길에 보는 사람도 없고 차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큰 사고가 날 뻔했던 형제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 승철이가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을 반성하면서 “누가 보건 말건 교통질서를 잘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3부 ‘동생이 쓴 연하장’에선 도로변 길을 걸어갈 때 동생 손을 꼭 잡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설 명절을 맞이해 귀여운 동생과 함께 길을 가다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던 이야기를 통해 어린 동생과 함께 길을 갈 때는 손을 꼭 잡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평양 창전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 교사를 한 탈북민 최수영씨는 “북한이 최근 차량이 증가하면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과거보다 빈번해져 학교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교통안전 교육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3월 ‘보행자들이 알아야 할 도로 이용질서’라는 제목의 연재 기사에서 “자전거의 손잡이를 잡지 않고 타거나 달리는 차를 붙잡고 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사이에 흔히 유행하는 ‘양손 놓고 자전거 타기’ ‘달리는 차에 매달리기’ 등의 행태를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이 교통 지옥으로 바뀌면서 일부 주민들이 버스나 화물차가 만원임에도 불구하고 매달려 가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도로교통법을 일부 개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도로교통법을 수정·보충한 것은 현실 발전의 요구에 맞게 개선한 것”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씨는 “북한이 도로교통 규정 준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관광 활성화로 외부인들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질서를 세우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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