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제도, 바뀐 정책 널리 알려라…법무부 ‘어벤져스’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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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된 이정환 전 과장(왼쪽)과 독수리 5형제로 변신한 이형재 과장. [법무부 홍보 영상 캡처]

“전자발찌(아동·성폭력 범죄자에게 착용하게 하는 도구)는 지하철에서 신호가 잡히나요?”

방송작가·영상편집자·촬영담당 등
전문가 5명 외인부대 톡톡 튀는 홍보
“좋은 정책 알려줘 고맙다 할 때 보람”

 지난해 8월 법무부 페이스북에 한 시민이 올린 질문이다. 그 뒤 법무부 홈페이지에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는 도달되지 않지만 와이파이를 통해 신호가 잡힌답니다”는 답변을 담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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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어벤져스’로 불리는 유병화 SNS매니저·강혜정 작가·이상우 팀장·지수연 PD·이정민 PD(왼쪽부터). [사진 법무부]

법무부 이형재(53) 보호관찰과장이 해설자로 나서 ‘전자감독제도’를 설명했다. 그런데 그의 옷차림이 특이했다.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의 주인공 옷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상에 입힌 것이다.

 이 영상은 법무부가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브리핑’ 중 하나다. 이 코너 덕에 법무부는 지난해에 ‘온라인 홍보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톡톡 튀는 동영상 제작의 배경에는 방송작가 출신인 강혜정(35)씨와 영상편집 경력을 지닌 지수연(30)씨가 있다.

두 사람은 법무부가 지난해 3월 ‘외인부대’로 홍보팀을 새롭게 조직하며 이 일을 시작했다. 외인부대는 제도를 새로 만들거나 개선해도 시민들에게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점을 고민해 온 법무부가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간부인 이상우(39)씨를 팀장으로 영입했고 촬영담당 이정민(29)씨, SNS 홍보담당 유병화(29)씨도 합류했다. 5명이 각각의 개성을 바탕으로 일을 해낸다는 뜻에서 법무부 직원들은 이들을 영화 제목을 본 따 ‘어벤져스’라고 부른다.

 2009년 법무부에서 블로그 등을 이용한 홍보업무를 맡았던 강 작가는 홍보대행사로 이직했다가 지난해 다시 돌아왔다.

그는 “홍보대행사 특성상 업무량이 많아 깊이 있는 콘텐트를 만들 수 없었다. 마침 법무부에서 SNS 강화를 목적으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문예창작과 출신인 그는 자신의 글솜씨를 살려 ‘법무정책 쉽게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소외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콘텐트를 보고 ‘고맙다’는 연락이 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TV를 통한 일방적인 송출방식과 마감 압박에 시달렸던 영상편집 전문가 지씨도 이곳에선 인터넷을 통해 자유로운 쌍방향 소통을 즐기는 PD로 거듭났다.

그는 “댓글을 통해 국민과 직접 의견을 주고 받으며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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