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인공지능과 인간의 100만 달러 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본선 16강전 2국> ○·장웨이제 9단 ●·김동호 4단

기사 이미지

14보(154~166)=‘알파고’가 인간의 바둑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바둑전문가들은 ‘언젠가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인공지능은 아직 프로바둑 최고수의 수준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유럽의 프로 판후위를 5-0으로 꺾은 ‘알파고’는 구글의 딥마인드가 만든 인공지능바둑이다. 인공지능 바둑은 2000년대 컴퓨터 알고리즘인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를 거치면서 프로기사에게 4점으로 버티는 수준까지 향상됐는데 더 이상 진전이 없어 한계라고 여겨진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에 기계학습을 결합시켜 ‘알파고’라는 괴물(?)을 탄생시킨 것.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 데미스 하사미스는 “최근 4주 동안 중단 없이 100만 번의 경기를 진행했다. 보통 기사가 1년에 1000번 대국한다고 가정할 때 ‘알파고’는 인간이 1000년 동안 쌓은 경험을 가진 셈”이라며 100만 달러 대결의 승리를 자신했는데 바로 그 주장 안에 패배의 함정이 있다. 프로바둑 최고수 이세돌을 상대하는 데는 지나간 데이터(대국검색)보다 결코 정석대로 싸우지 않을 이세돌의 패턴(기풍) 연구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55부터 65까지, 흑은 불여튼튼. 백은 하변의 안정을 구축한 뒤 상변으로부터 하변까지 연결된 흑 대마를 노려보는데 65 때 즉각 ‘참고도’ 백1로 잡으러 갔으면? 상변 흑2, 4로 선수 1집이 확보되고 a, b 등이 있어 실패.

손종수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