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서 4 → 3위, 김기남 7 → 5위 … 또 바뀐 북 권력서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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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을설 인민군 원수의 빈소를 찾았다고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을설은 빨치산 출신으로 북한 혁명 1세대로 꼽힌다.

북한 권력 집단의 서열이 16개월 만에 상당수 바뀌었다. 지난 7일 사망한 이을설 인민군 원수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173명과 지난해 7월 전병호 노동당 군사담당 비서 장의위원 89명을 비교한 결과다. 장의위원 순서가 반드시 권력 서열을 의미하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명단에 오른 순서가 권력 서열과 가깝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을설 장의위원 명단 분석
최태복·김양건·강석주도 상승
이영길 총참모장은 3계단 하락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발표하는 국가장의위 명단은 핵심 엘리트의 직책 변동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이번 이을설 장의위원 명단에서 3위에 올라 확실한 실세임을 과시했다. 지난해엔 4위였다. 박봉주 내각총리가 4위로 뒤를 이었고, 숙청설이 나돌았던 김기남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는 오히려 7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최근 김정은 현지지도를 여러차례 수행했던 최태복 당 비서도 8→6위, 김양건 당 비서는 16→14위로 서열이 올랐다. 이외에도 서열이 올라간 인물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11→9위), 강석주 국제담당 비서(12→10위) 등이었다. 반면 이영길 총참모장(5→8위)은 서열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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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총정치국장(左), 김기남 비서(右)

 지난해 5월 평양 아파트 붕괴사고로 한때 강등됐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18위에 올라 김정은의 재신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던 한광상 전 당 재정경리부장의 이름도 장의위원 명단에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당 중앙위 제1부부장보다 한참 밑에 있는 86위로 나타나 강등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의 당 중앙위 부장은 우리의 장관급, 부부장은 차관급에 해당한다.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져 숙청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들도 있다. 최용해 당 비서를 비롯해 최용해처럼 항일 빨치산 2세대인 오일정 당 군사부장이 명단에 없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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