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경련회장"기업만 독야청청하기 힘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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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주영전경련회장은 기업인에 윤리를 소리높게 요청하는 사회에『윤리가 뿌리박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회의 산물인 기업과 기업인만이 독야청청하기란 여간 힘겨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회장은 12일 서울시 공무원교육원에서 사회정화위 직장위원장 3백여명을 대상으로한『기업의 사명과 기업인의 윤리』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정회장은 기업인은『종종 사회사업이나 교육사업, 또는 학술·문화예술진흥의 역할까지도 담당해야 기업인의 윤리를 다하는 것으로 착각하게하는 경우가 있으나 기업인의 사명과 책임은 기업에 전력투구하고 철두철미 기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인의 사명과 책임으로『기업을 성장 발전시키는일, 고용과 종업원의 소득을 증가시키는일, 소비자에게 보다 좋은 물건을 보다 값싸게 제공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정회장은 이어 부실기업인은 기업인으로서 큰 죄를 저지른 것이며 기업의 부실화는 귀중한 사회자원을 낭비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그동안『정부와 관이 기업과 기업인에 유착을 유혹하고 강요하는 예도 있었을 것이며, 정권과 결탁하여 싼값으로 국영기업을 불하받거나 특혜로 치부하려는「소위 기업과기업인」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사람이 개척한 사업을 홈치거나 모방하여 치부하려는「소위 기업과 기업인」도 있었으며, 매점매석으로 남의 부를 긁어모으는 일도, 인플레를 악용해 투기를 한 일도, 사채놀이로 부를 이룬 졸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업과 기업인은『기업·기업인이란 탈을 쓴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회장은『기업인이 윤리를 지키며 기업활동을 수행하려면 기업인도 기업인의 사명을 다하려는 의지에 가득차야 하지만 기업외부에서도 똑같이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을 평가하고 지켜주는 이해가 있어야한다』고 호소.
이어『국민적 신뢰와 지원없이 기업인은 창의와 개척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수 없고 생산성을 높일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먼저 기업과 기업인이 사명과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선행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인은 사농공상의 고루한 인습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재평가할 때가 왔다면서 기업인은 자기기업을 성장 발전시킴으로써 사회에 봉사한다는 긍지를 갖자고 주장했다.
정회장은 또「청부」와「독부」를 구별짓고 기업인은 근검과 절약, 근면과 성실, 창조와 개척으로 청부늘 창조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청부의 근원과 기업인의 생명력은「신용·정직·성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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