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히말라야 오르고 나니 인생이 보였다"

중앙일보

입력

KBS2 '장밋빛인생'에서 열연한 최진실이 히말라야 등반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최진실은 지난 1일 출국, '장밋빛인생'의 상대역 탤런트 손현주, 절친한 후배 탤런트 신애, 의정부 성모병원 김동욱 박사에서 치료받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이 만든 '루 산악회' 회원 7명 산악인 한왕용, 나관주씨 등과 함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면 베이스캠프(해발 4200m)에 올랐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8일 비행 경유지인 홍콩에 도착한 최진실 일행은 일행은 10일 오후 늦은 시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비행기 운항이 정지돼 11일 오전 4시 40분경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입국했다.

오전 5시 30분경 입국장을 나온 최진실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건강은 어떤가? 많이 여위어 보인다.
▶지금 다리가 너무 후들후들 떨린다. 몸무게는 모르겠고 배는 들어간 듯 싶다.

-등반이 고생스러웠던 것으로 안다.
▶4박 5일간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해 일몰 시간인 오후 5시 30분에 취침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환자분들과 보조 맞춰서 걷기로 했다. 기특한 것은 신애가 산행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선두로 걸었다.

-힘든 일이 많았을 것 같다.
▶7일 베이스캠프에 오를 때까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고 포기할까도 싶었다. 그러나 서로 용기를 주면서 계속 걸었다. 밤에는 너무 추웠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텐트 속에서 매트리스 하나 깔고 따뜻한 물 한병 나눠주면 그것을 안고 잤다.

히말라야 등반은 손현주씨 빼고는 처음이다. 무지했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려올 때는 헬기를 타고 내려왔는데, 거의 기절했다.

-등반 중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에는 너무 춥고 고생스러워서 내가 왜 지금 이곳에 와서 기를 쓰고 올라가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반 정도 올라가고 나니 이 정도 올라온 것이 아까워서 포기를 할 수 없더라.

인생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히말라야의 웅장한 산을 가슴에 안고 나니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고 한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분들과의 동행이라 더욱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다.
▶그 분들이 다섯 발자국 걷고 힘들어 토하고 하는 것들을 보고 안타까웠다. 덩치는 저보다 더 큰 남자 환자분이 나한테 기대서 등반을 하기도 했는데, 하나님이 주신 건강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환희, 수민이 두 아이들이 많이 보고 싶었을 것 같다.
▶위성전화가 있는 줄 몰라서 전화도 한번 못했다.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포기하고 싶을 때는 마음 속으로 환희, 수민이를 생각하면서 걸었다. 환희, 수민이가 엄마를 정상에 오르게 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0에 90 정도는 낙오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길이었지만,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으로 올랐다.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게 돼서 기쁘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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