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호화 콘도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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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고급수요층을 겨냥한 초대형 고급콘도가 잘 팔린다. 분양가가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호화 콘도를 단독으로 사용하려는 수요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에 신축 중인 포레스트 콘도는 84~230평형 57가구다.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 선으로 최고급은 총분양가가 39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12월 분양을 시작해서 5개월 만에 모두 팔리자 시행사 측은 내년 초 비슷한 규모의 2차분을 분양할 예정이다.

SK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골드CC에 짓는 아펠바움 콘도미니엄은 평당 분양가가 1600만원대에 이르는 데도 쉽사리 팔렸다. 46~87평형 77가구 중 빌라형인 46~67평형은 분양 3개월 만에 거의 다 주인을 찾았다. SK건설은 이에 힘입어 단독주택형인 87평형 6가구에 대해 최근 분양을 시작했다. 총분양가가 24억~26억원인 데도 한달도 안 돼 3가구나 팔았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주말주택용으로 찾거나 회사가 영빈관으로 쓰기 위해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실10계좌(방 1개에 10명의 회원제)로 분양되는 일반콘도와 달리 고급 콘도는 대부분 풀계좌(한 명이 통째로 사는 것)로 팔린다. 다만 관광진흥법에 명시된 '2명 이상 명의'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부부 등 가족 2명 이상의 이름으로 계약하는 것이다. 풀계좌를 구입하면 가족과 지인들이 1년 내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회원권 값이 일반 회원권의 10배나 된다. 콘도회원권 업계 관계자는 "부유층 증가에 따라 고급수요가 늘기도 했지만 8.31부동산대책 이후 1가구 다주택을 피한 자금이 주택처럼 꾸민 고급콘도에 많이 몰리고 있다"며 "앞으로 주택과 토지에 대한 규제가 더 심해질 경우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형 고급콘도도 풀계좌 거래가 많아졌다. L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강원도 원주의 한솔오크밸리콘도 46평형짜리 풀계좌를 하반기에만 5건 거래했다"며 "중저가 회원권 거래가 거의 끊겼으나 고급 회원권에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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