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최철한 벼랑 끝 뒤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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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패 후 2연승. 이창호 9단에게 반격을 가하는 최철한 9단의 기세가 무섭다. 최철한은 21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4국에서 이창호의 대마를 함몰시키며 193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했다. 스코어는 2대2.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결국 12월 1일 열리는 최종국에서 우승자가 가려지게 됐다.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은 국내 기전중 상금 규모가 가장 큰 대회다. 이 기전은 지난 2년간 이창호 9단이 우승을 독점해왔다. 2003년엔 조한승 8단에게 3대0 승, 2004년엔 박영훈에게 3대0 승.

그러나 2005년의 도전자 최철한은 이창호와의 타이틀매치에서 3연승을 거둔 데다 흑번으로 연전연승을 거둔 천적 중 천적이어서 이 대결은 시작부터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첫판과 두번째 판을 모두 이창호가 이겼다. 최철한의 '대이창호 흑번 8연승'의 기록은 무참히 깨졌고 이창호는 GS칼텍스배 결승전 8연승을 이어갔다. 역시 이를 악문 이창호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쯤 되자 이창호의 승리는 불을 보듯 뻔해 보였다. 한데 막판에 몰린 최철한이 벼랑 끝에서 반격을 개시했고 결국 2대2를 만들었다. 최철한은 과연 이창호가 꺾을 수 없는 천적일까. 이창호는 이번에도 지면 최철한에게 결승전 4연패의 치욕을 겪게 된다. 12월 1일은 공교롭게도 2005 한국리그서 이창호의 한게임과 최철한의 보해가 포스트 시즌 첫 대결을 시작하는 날. 이들은 4일 주장전에서 또 맞서게 된다. 이세돌이 주춤하는 사이 이창호-최철한이 짜릿하게 맞붙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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