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각종공사 한꺼번에 할수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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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끔 시내를 걷다 보면 하수구나 상수도를 놓기 위해 잘 포장된 도로를 때려부수는 광경을 일반독자들도 여러번 목격했을 것이다.
또 전신주가 길가운데에 서있는데 그대로 두고 포장하고 있는 도로공사의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 광경을 보면 세금을 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언짢아진다.
앞의 두가지 예 뿐 아니라 다른 일반적인 공사도 마찬가지다. 수십년 앞을 내다보는 계획적이고 구체적인 공사를 해야하는데 일부 당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같다. 전기공사계획, 상수도계획, 하수도계획, 도로포장계획이 서로 앞뒤 순서의 조화에 맞추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런면에 상치되거나 무계획적으로 되면 다시 뜯어내고 다시 덮고 또 뜯어내는 식의 공사의 모순점을 없앨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길가운데 전신주가 있는데도 그대로 포장공사를 해버리는 이유를 이해할수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포장된 길 가운데 전신주가 있다면 교통의 방해는 물론 사고의 위험이 크다. 포장된 길가운데의 전신주는 반드시 옮겨질 것이 분명하다. 그때 또 포장된 도로를 까뭉개겠지 생각하자 속이 상해진다.
왜? 무엇때문에 당국은 전신주와 관계된 소속당국과 사전협의나 협조를 통해서 일단 전신주를 옮긴 다음에 포장을 못하는 것일까? 이러한 당국의 공사 실시는 그 원인이 많겠지만 어떠한 원인이 있다해도 눈에 띄는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주먹구구식 시행이라는 인상을 버릴수는 없는 것이다.
앞날을 내다보지 않는 무계획적인 공사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또 행정기관은 부서가 다르더라도 서로 협조하여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이루어진 공사진행을 신중히 실시해야 할것이다.
예를 들면 도로포장에 관계되는 당국과 전신주에 관계된 당국이 사전 협조하거나 합의아래 공사가 이루어진다면 그런 무책임하고 무계획적인 공사는 눈에 띄지않을 것이다.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은 하루 이틀 이야기되어온 것이 아니며 계속 여론화돼왔을 것이다. 그런데 왜 시정되지 않을까? 이것은 분명히 국가적으로 손해다.
그것도 한두푼이 아니라 일부 고장으로 보면 수십억이요, 일개 시나 도나 전국적으로 보면 수백억 수천억의 재산이 단몇사람의 무계획적인 공사지시나 처리로 인해 턱없이 낭비되는 것이다. 도로포장의 예를들면 계획적이고 앞날을 내다보는 경우에는 한번의 공사비로 족하지만 무계획적이거나 주먹구구식이 되면 두번의 공사비(때려부수는 비용, 다시 재포장하는 비용)가 더들며 이런 무책임한 일처리가 시정되어야 할것은 당연하다.
비단 도로공사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 부서 어느 공무원이든 간에 담당 공무원의 기안·결재 과정은 그것이 고장의 일일때 고장의 주민 전체가 시 나 도. 국가이면 시·도·국가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신중히 처리해야 하며 예산집행에 있어서도 내돈 아니니까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서 안되며 최소의 경비를 들여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구체적이고도 앞날을 내다보는 계획적인 일처리를 제언하고 싶다.
양승본 <수원시수일여중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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