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학시험서 드러난 한국경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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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다음은 일본 마이니찌(매일)신문 3윌5일자 독자란에 실린글이다. 현재의 일본학생들의 한국관을 아는데 많은 참고가 될것 같아 전문을 번역, 소개한다.<편집자주>
나는 내가 근무하는 대학의 영어인시작문 문제로 『일본인은 1전년도 더된 옛날에 한국인으로부터 처음 조경술을 배웠다』는 문제를 낸 적이 있었다.
영어의 구성능력과 일본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의 표현력을 측정하는데 가장 적절한 문제라 생각했지만 채점을 해가면서 새삼 두가지 점에서 놀랐다.
첫째는 동료교수들로 부티 조경술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하는 질문을 받았다는 것, 둘째는 한국인에 해당하는 KOREN(S)라는 단어를 답안에서 거의 찾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중국과 한국 두 지역을 방문해본다면 잘 알겠지만 한국의 정원은 일본과 흡사하다. 또 그렇게 주장하는 학자도 최근에 나타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영향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각설하고, 그렇다면 「한국인」을 학생들은 어떻게 번역했는가. 5명중 한명 꼴로 CHINA(중국), CHINESS(중국인)로 번역했다. 5명중 2명 정도가 CHOSENESE, CHOSEN-PEOPL이라고 써냈다.
또 5명중 한명 정도는 코리아라는 발음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지 COREA, COREAN으로 썼다.
KO를 CO로 표기해 놓은 것은 COCA-COLA에서 연상한 것인가.
더 심한 것은 CHOSENMAN이나 MORNINGFRESH MAN(조, 성, 인 한자를 글자대로 영역?)으로 표기 한 것이다.
「한국인」 을 정확하게 영역한 학생은 30명 가운데 한명도 없었다.
중·고교 6년간 영어를 배웠다는 대학수험생이 역사적으로 가장 관계가 깊고 지리적으로도 가장 가까운「한국」을 왜 영어로 쓸 줄 모르는가. 현대의 고등학생의 머릿속에 「한국」이 누락 돼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영어는 이미 미국인이나 영국인들만이 쓰는 언어가 아니라 국제적인 통용언어로의 측면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학·고교의 영어교과서에는 한국=KOREA라는 말은 거의 발견 할 수가 없다.
교과서문제에서는 진출·후격이란 용어가 문제가 됐지만 일본의 영어교육에는 국제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관점에서 한국인을 경시, 또는 무시하고 있다. 이런 교육으로 부터 국제사회에 우호적 태도를 가진 일본인을 길러낼 수는 없다.
잘 생각해보면 이것은 매우 두려운 사실로 일본인의 영어 활용력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구미지향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어를 쓰지 않는다면 비국제적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측면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일본인다움을 잃어간다는 두개의 생각이 일상화돼 있는 영어교육의 세계.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라는 관점에서도 이두가지는 모두 틀린 영어관이 아닌가.
피원무달<38·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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